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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어진 남자에게서 연락이 옵니다. 무슨 이유 때문일까요?"
 

까진닷컴 성고민 게시판에 종종 이런 글이 올라오곤 한다.

"헤어진 남친에게서 연락이 옵니다. 무슨 이유 때문일까요?"

대부분 미혼남녀에 해당하는 사례가 되겠다.

무슨 이유 때문에 헤어진 여자에게 술 먹고 전화를 할까?

좀더 솔직해지자면 술 마신 김에 생각나서가 아닐까?

"간혹 아닌 사람도 있겠지만 상당수는 섹스하고 싶어서일 겁니다."

라고 대답하고 싶지만 난 안그런다라는 리플이 달리면 뻘쭘할까봐, 혹은 운영자로서 보다 진중한 의견을 내야 한다는 부담 때문에 말을 아끼고 만 적이 많다. 

그러나 상당수가 상당한 경우에 그럴 것이라 확신하는 까닭은 이렇다. 그 남자 옆에 다른 여자- 사랑하지 않더라도 그날 밤을 함께 보낼 수 있거나 하다 못해 술자리에 동석해 줄 여자가 있는 정도만으로도, 남자가 헤어진 여자에게 전화하는 일은 잘 생기지 않기 때문이다.

술 마신 후의 남자는 생리적으로 여자를 찾게 되는 단순한 이유도 있다. 

아는 여자 전화번호 중 늦은 시간에 전화를 해도 크게 결례가 되지 않는 여자들에게는 한번씩 해보고 싶다. 이걸 자제하는 남자들은 재미없지만? 참 대단한 양반들이다. 집에서 혼자 초강력 하드코어 야동을 보고도 자위행위에 이르지 않고 컴퓨터를 종료할 수 있는 사람이다.

 

   

술에 취해 옛 여자를 찾는 것이 섹스라는 구체적인 목적이 있어서가 아닐 수 있으나, 그것이 이성에 대한 성적인 욕구가 배제된 행동은 거의 아니란 거다.

그동안 나와 헤어졌음에도 불구하고 숱한 밤 부질없는 통화를 견뎌 내 주신 옛 여인들께 심심한 감사를 드린다. 영희, 혜영이, 미경이, 은영이......

연애 경력이 풍부한 여자들 중에는 이런 전화를 심심치 않게 받게 되는 이도 있을지 모르고, 또 게 중에는 이런 응대도 썩 나쁘지 않게 즐길 수 있는 도인의 경지에 이른 이도 어쩌다가는 있을 수도.

그러나 술 마신 후 습관적으로 찾게 되는 여자들에게, 맨 정신에도 똑같은 충성을 바칠 수 있는 남자는 흔치 않다. 결국 막말로 배설용에 그치기 쉽다. 극단적인 표현이지만 배설의 욕구, 배설한 후의 만족감 등을 떠올려 보면 더욱 설득력이 있다.

만약 일년 전에 헤어진 후로 술만 쳐먹으면 주기적으로 밤중에 전화를 걸어왔던 옛 남친이 집 근처에 와 있으니 나와라 하면, 이것은 이차저차 옮겨 다니다 보니 집 근처에서 술자리가 끝났거나 컴백홈하는 택시가 마침 근처를 지나치는 김에 전화를 했다고 추측하는 게 건강에 좋다.

집앞에 만나러 나갔다고?

당신이 빈틈을 보이는 매 순간 그 속 시커먼 색히는 어떻게든 입술을 들이대 볼까, 냄새라도 맡아 볼까 호시탐탐 기회를 엿볼 거다. 

아니라고?? 아니면 말고~ 

나도 꼭 그랬던 것만은 아닌 것 같지만...... 가능한 한 그랬던 것 같다.